오늘은...
2024년 1월 12일, 새벽같이 남편이 출근하고 아침 일찍부터 독서 삼매경에 빠졌다
진짜 오랜만에 푹 빠져서 독서를 했다
어젯밤부터 읽기 시작한 책을 아침 무렵 다 읽었다
아무래도 나는 자기계발서가 잘 맞는 듯하다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았고, 나에게 맞춰 읽히는 부분도 많았다
20대 초반 자기계발서에 한참 빠져있던 때가 있었는데, 그때는 무조건 자기 계발서가 답인 것처럼 바르고 알차고 아주 열정적인 삶만이 답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더 열심히 살기만 했었다
이제 10년 정도 더 지난 30대 중반이 되어서 드는 생각은 '꼭 그것만이 답은 아니겠지' 인 것 같다
나에게 빗대어 봤을 때, 수용해야 할 부분과 걸러들어야 할 부분을 알아차릴 수 있게 된 나이가 된 것인가 싶기도 하다
자기 계발서를 읽다 보면 결국에 작가는 이미 성공한 위치에서 책을 출판한다
여전히 성공에 위치에 있지 않은 나는 상대적으로 부족함이 많아서 작가를 따라 해야 할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나는 작가와 같은 상황이 아니고, 같은 성격이 아니며, 같은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선택적인 수용이 필요한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발가벗은 힘' 작가는 대기업에서 근무했고, 그래서 해외 MBA 교육이나 리프레시 휴직과 같은 좋은 복지를 누릴 기회들도 많았고, 경영이라는 업무를 맡은 덕분에 코칭이라는 업무에 대한 기초가 되었을 것이다
부정적인 관점에서만 바라보자면,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중소기업에서 근무를 하고, 그래서 국내 교육은커녕 휴직은 실제로 입 밖으로 꺼내는 것조차 힘들 뿐만 아니라 제조업 전문직의 경우 결국엔 제조업 기반의 업무를 해야 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든다
또한 여자의 경우, 임신과 출산을 겪으며 어쩔 수 없이 단절되는 부분은 작가와 너무나도 다른 상황과 환경이다
책을 읽으며 한편으로는 작가의 아내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 하는 궁금증을 느끼기도 했다
작가는 더 많이 공부하고 휴직하며 역량을 쌓는 동안 아내는 육아와 집안일을 혼자서 짊어지지 않았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아내도 발가벗은 힘을 키워서 책을 출판하거나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지, 낙관론자의 마인드로 더 나은 삶을 위해 살고 있는지 궁금해지는 부분이었다
나도 이런저런 이유로 회사를 그만두고 가정주부로서의 삶을 제2의 인생으로서 살아보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다만 100% 원해서 일어난 상황은 아니니 아직은 더 고민이 많아져야 할 것 같다
또, 한편으론 부모가 모두 작가 같은 사람이라면, 자녀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자랐을지도 궁금한 부분이기도 했다
여러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내용에 대해서는 나태해지는 나를 다시 상기시키에는 좋은 책이었던 것 같다
기억에 남았던 문장
[하나씩 조금씩 쌓아가는 반복된 일상은 결코 사소하지 않습니다. 기초가 튼튼하지 않으면 쉽게 무너집니다.]
반복되는 일상 그 자체로는 기초가 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무언가를 위해 준비하는 반복된 일상은 사소하지도 않을뿐더러 좋은 기초가 된다고 생각한다
하나씩이라는 표현이 참 좋은 것 같다
작심삼일도 100번을 하면 1년이 다 된다고 했듯이, 하나씩이라도 라는 생각으로 기초를 다져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하면서 나태해지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았다
[업무에 대한 보람이 곧 동기부여]
회사를 그만두었던 당시를 비추어 볼 때, 이 문구가 굉장히 기억에 오래 남았다
업무에 대한 보람이 나에게는 무엇이었을까 생각해 봤을 때, 나는 동기부여가 되는 보람은 없었던 것 같다
[나의 인생 목표가 승진인가? 내가 열심히 일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내 삶은 무엇에 의해 동기부여 되는가?]
이 질문을 보면서 나도 퇴사 후 생각해 봤던 기억들을 끄집어내 봤다
퇴사를 결심하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성취와 인정이 내 인생 목표이며, 내가 열심히 일했던 이유라고 생각했다
막상 퇴사를 결정하고 보니 나는 나의 성취와 인정을 돈으로 보상받길 원했던 것 같다
결론을 놓고 보니 돈 없이는 성취와 인정도 소용없는 것이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막상 조직을 떠나면 회사에서 역량이라고 여겼던 것들이 아무런 범용성이 없는 잔재주에 지나지 않았음을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다.]
산업공학을 전공하고 품질 업무를 맡아 일하면서 틈틈이 열심히 공부하고 역량을 쌓기 위해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다
막상 퇴사하고 보니 제조회사 없는 품질은 일할 곳이 없었다
결국 아르바이트로는 단순 반복 업무가 주를 이루었다
조직을 떠나고 보니 내가 가진 역량은 품질 능력이 아니라 지독한 끈기와 책임감이었다
[시도해보지도 않고 준비조차 하지 않으면서 스스로 한계를 짓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일단 한번 해보자는 정신으로 도전해보길 바란다.]
아파트 입주 상황에 맞춰 어쩔 수 없이 경력단절 기간이 길어지긴 했지만, 입주 전까지만 해도 경제활동은 멈추지 않았을 정도로 품질과 관련된 업무는 아니지만 일을 계속해왔다
입주 이후 아르바이트를 구하지 못하면서 현재까지 쉬고 있는데, 무엇을 하면 좋을까 하다가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인플루언서의 삶까지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계속 글을 쓰다 보면 무언가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일단 한번 해보고 있는 중이다
[비관적인 상황을 고려하되, 되도록이면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라고 권하고 싶다.]
나는 상당히 삶에 대해 비관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하는 반면, 남편은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사고를 한다
다행스럽게도 남편의 사고에 영향을 많이 받으면서 여전히 비관적인 상황을 낙관하지는 못하지만, 최대한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노력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 문장을 읽으며 책을 읽어서 배우지 않은 부분이지만, 남편과 함께 서로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서로 상생하는 모범적인 부부관계로 성장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뿌듯했다
[부담 없는 그 한 걸음으로 인해 인생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은 부담 없는 한 걸음을 걸어가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아직 부담 없이 한 걸음을 걸어가기엔 두려움이 많은 아직은 경험이 부족한 젊은이인가 보다
항상 부담을 안고 살아왔기에 조금씩 부담을 덜어내는 연습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로 인해 정말로 인생이 바뀔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배움은 수단에 불과하고, 결국은 자신을 표현하고 자신만의 길을 찾아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 목적]
나는 배우는 것을 참 좋아한다
뭐든 배우면 어디든 쓸모가 있겠지 싶어서 배움의 기회가 있다면 항상 나섰던 것 같다
다행스럽게도 배운 것들을 열심히 사용하고자 한다
그 덕분일지는 모르겠지만, 경제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확언할 수는 없지만 덕분에 지금 아무튼 행복하다
[우선,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을 더도 덜도 말고 딱 열 권만 읽어보라.]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한 지 5개월 정도가 되었다
글을 잘 쓴다는 주위 칭찬에 못 이기는 척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그냥 글을 쓰는 것 그 자체에 만족을 해왔던 것 같다
이 문장을 읽고, 딱 열 권만 찾아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글쓰기 능력이 정말 열 권으로 말도 안 되게 향상하지는 않겠지만, 이제 슬슬 루틴에 맞춰 움직이고 있으니 딱 열 권 읽고 다른 사람의 글에도 관심을 기울일 때가 되지 않았나 싶어졌다
[회사에서 갑자기 잘리기라도 할 경우를 대비해 책도 써놓고 강의 역량도 키워놓으려고 한 것이었다.]
처음 내가 블로그를 시작했던 것도 같은 이유였다
회사에서 갑자기 퇴사라도 하게 되면 광고 붙은 블로그 글로 한 푼이라도 벌어보고자 했던 것이었다
첫 블로그는 사람들의 관심을 얻기 시작할 무렵 재취업에 성공했고, 회사에 적응하는 기간에 조금씩 손을 놓게 되더니 그렇게 떠나보냈다
이번만큼은 다시 의지를 가지고 나의 역량이라도 키워보고자 새로운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번엔......... 제발........ 의지를 놓지 않길......... 하고 바라본다
[부는 결과적으로 따라오는 종속변수이자 통제 불가능 변수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결국 지성이면 감천이다.]
처음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광고수익이 금방이라도 늘어나서 충분한 금액을 고정적으로 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점차 소소하게나마 용돈벌이가 되었을 때쯤은 이미 다른 고정적 수입에 눈도 마음도 떠난 후였다
이제는 나를 위한 글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렇게 계속 글을 쓰다 보면 미래의 나에겐 되돌아볼 글이 남고, 그런 글들이 차곡차곡 쌓이다 보면 부도 따라오겠지 뭐 하고 마음을 편하게 먹기로 했다
[어떤 문제에 부딪혔을 때 스스로 동기를 부여해 그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도 파워고, 외부에서 말미암은 역경을 극복하고 그것을 새로운 기회로 만드는 힘도 파워다.]
처음 이 내용에 대해서 읽었을 때는 파워란 것은 굉장히 있어 보이는 듯했다
어떤 문제에 부딪혔을 때 스스로 동기를 부여해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거나, 역경을 극복하고 그것을 새로운 기회로 만든다는 식의 문체와 선택된 단어들이 굉장한 것을 해내야 한다고 말하는 듯했기 때문이다
이 문장에서 말하는 파워를 갖는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처럼 느껴질 법하다
그런데, 사실 우리는 다들 파워가 있는 게 아닐까....?
사실 우리는 어떤 문제에 부딪혔을 때도 역경이 있을 때도 잘 버티고 이겨내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회사생활, 반복되는 삶 역시도 문제에 부딪힌 상황이자 역경의 상황이지만, 우린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이겨내기에 반복될 수 있는 것임에도 사실은 문제에 부딪힌 상황, 역경의 상황의 최악만을 생각하고 있기에 깨닫지 못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불안한 미래를 그저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하나하나 찾아가면서 진지하게 고민하라는 말이다.]
나도 주위 친구들과 동생들에게 이 문장과 같은 이야기를 많이 한다
특히 결혼을 준비하는 친구들에게 많이 하는 편이다
미래를 함께 할 사람이 있다면, 그저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서로 많은 것들을 묻고 답하며 함께 미래를 그려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제삼자의 입장에서 조금은 오그라들지 몰라도 나는 남편과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
사실 해답은 여전히 찾지 못했고 여전히 불안한 미래에 대한 걱정이 혼재하지만, 서로 머리를 맞대다 보면 조금씩 전진하고 성장하게 되는 것 같다
[시간이 없기 때문에 책을 못 쓰는 것이 아니다. 시간을 내지 않아서, 의지가 약해서 못 쓰는 것이다.]
[시간이 없어서 못한다는 말은 이제 접어두자.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라 시간을 내지 않아서, 의지가 약해서 못하는 것이 너무 명백하지 않은가!]
남편과 함께 틈틈이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고 있다
하루는 남편이 나에게 와서 매일 인기 있는 내용을 포스팅해보는 것은 어떻겠냐고 제안을 해왔다
아무래도 당장의 방문자 수, 클릭 수를 이끌어 낼 수 있기에 어딘가에서 추천하는 내용의 영상을 보고 온 듯했다
나는 단호히 거절했다
지금 특정한 토픽을 가지고 작성하는 포스팅조차 매일 하지 못하는데, 산발적으로 인기 있는 토픽을 찾아가며 트렌드에 맞춰 글을 작성하는 것은 매일하는 것이 가능할까에 대해 확신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장 반짝이지는 못하더라도 꾸준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해보자고 했다
그렇게 당장 반짝 인기있는 글을 쓸 의지라면, 매일 우리가 생각하는 우리만의 토픽에 대한 포스팅을 하는 것이 더 멀리 가는 길로 충분히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샐러던트라는 말은 직장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거나 현재 자신의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공부하는 직장인을 가리킨다.]
내가 직장에 다녔을 때 샐러던트라는 말을 들어본 적은 없지만, 나는 샐러던트였던 것 같다
참 열심히 공부했다
기계 품질에 대해서 몸값을 올리고자 재직 중에 기계설계산업기사도 취득했고, 퇴근 후에 역학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해석하는 교육을 몇 개월 간 받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내가 배웠던 부분들은 현재 나의 제2 인생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 듯하다
그래도 누군가 불확실한 미래라도 샐러던트가 되겠다고 한다면 적극 지지할 것이다
제 2인생에 도움이 되는 것은 단순히 공부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자세 자체도 포함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전문성을 강화해 가외 수입 창출에도 도움이 되고, '덕업일치'와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데도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을 때 신이 나서 계속할 수 있다.]
산업공학을 전공하면서 대학교에서 수석으로 졸업을 했고, 좋은 회사에 취직하기 위해서 대외활동도 끊임없이 했다
이직하는 과정에서 워킹홀리데이에 참여하면서 호주에서 1년 가까이 생활을 하고 귀국했고, 기계분야 품질관리 전문가가 되겠다며 끊임없이 배울 기회를 찾아 참여했다
회사를 그만두고 쉬고 있는 나를 보며, 친구는 그렇게까지 열심히 살았는데 하며 안타까워했다
아쉽기는 하지만 안타깝지는 않다
덕분에 성적이 좋아서 품질관리 전문가가 되려고 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좋아하는 여행이야기 글을 쓰며 한 푼이라도 벌어보고자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직 이게 정말 돈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덕업일치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은 맞는 것 같다
[경험이 있고 자신이 좋아하고 소질도 있는 일을 하면서 그 일의 깊이나 폭을 확대하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어려서부터 나는 내 동생들이 부러웠다
자신이 좋아하고 소질도 있는 일을 하면서 경험을 쌓아갔기 때문이었다
나는 좋아하는 일도 소질이 있는 일도 잘 몰랐기에 그저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좋은 성적을 받고 그 성적으로 취업을 해서 경험을 쌓게 되었다
이제 와서 돌아보니 사실은 나도 좋아하고 소질이 있는 것이 있었는데, 남들도 다 비슷한 수준이라고 눈감고 귀 닫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이미 시간을 절약하는 일은 지나간 이야기지만, 더 늦기 전에 해보기라도 해서 얼마나 다행인가 싶다
[직장에 다니면서도 '덕질'을 잘 관리하면 '덕업일치'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
회사를 다니면서도 나는 꼬박꼬박 연차를 알차게 썼고, 연차를 잘 활용하여 여행도 많이 다녔다
이제 와서 보니 나에게 덕질은 여행이었고, 덕업일치를 꿈꾸지 않았을 뿐 직장에 다니면서도 참 열심히 했다
그 경험들을 모아 차곡차곡 블로그 포스팅을 하는데 쓰고 있다
아직 블로거로서의 삶이 직업이 될지는 확신하지 못하겠으나, 성공하면 덕업일치가 아니겠는가
[그들을 맹목적으로 따르기보다는 내 안에 중심이 서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창 자기 계발서를 좋아했을 때는 책에 나오는 작가처럼 살면 작가처럼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현실은 나는 그 사람이 아니었다
현재까지 살아온 환경, 지금 현재의 상태가 다른데, 당장 맹목적으로 따른다고 작가처럼 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되, 작가의 말을 적극 수용하는 것으로 타협하기로 했다
작가는 이미 성공했기에 이런 책들도 쓸 수 있지만, 나는 아직 어쩌면 성공으로 가는 길이기에 아직 확신할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은퇴 후가 외로운 것은 주위에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과 단 둘이 있어본 경험이 적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나는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E(Extraversion) 성향의 사람이다
그런데, 회사를 퇴사하고 아파트에 입주하고 보니 사람들과 만나는 기회를 갖는 것만큼 혼자서 시간을 보내는 것에도 즐거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내가 I(Introversion) 성향으로 바뀐 것인가 싶었다 하지만 친구들과 집들이를 여러 번 해보니 난 아무래도 I 성향은 아니라고 확신했다
이 문장을 보면서 왜 그랬는지 알게 된 것 같았다
사실 나는 내 자신과 단 둘이 있어본 경험이 적었기 때문에 그 시간들을 감당하지 못했던 것 같다
요즘은 혼자서도 외로울 새가 없다 분명 경제활동도 안 하는 백수인데 왜 이렇게 바쁜지 모르겠다
[지금부터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 그렇게 살아라. 지금 당장 여기에서.]
나는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지금부터 앞으로도 그냥 지금처럼 살고 싶다
딱 좋은 것 같다
미안하게도 남편이 고생스럽겠지만, 예전에는 기겁하기만 했던 가정주부의 삶을 제대로 살아보려고 한다
아직 아이도 없고, 아이가 생기면 어떻게 또 변할지 걱정이 앞서지만, 남편과 함께하는 지금 이대로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함께 나아가는 삶이라면 부자는 되기 어렵겠지만, 지금처럼 행복하긴 할 것 같다
사촌언니와 얘기하다가 언니가 나에게 '너는 부자 되긴 글렀다'라고 말 한 적이 있다
나는 부자되긴 글렀지만, 이번 생이 꽤나 만족스러운 삶으로는 살 수 있을 것만 같다

나는 이미 발가벗겨졌다 늦었지만 힘이라도 키우자